
작년 지산을 다녀오신분이라면 기억하실지도 모르는 등짝. 오른편이 접니다. 나름 락페 베테랑
2006년 제1회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부터 이나라의 여름 거대 락페스티벌은 한 해도 빠뜨리지 않고 다녀왔습니다. 그간 수많은 시행착오와 경험을 통해 쌓은 락페스티벌 즐기기의 노하우를 몇가지 적어보고자 합니다. 뭐니뭐니 해도 페스티벌은 자유 그 자체. 가시는 분 마음대로 즐기는게 최고입니다만-
-티켓은 일찍 지르고 볼 일이다?
맞는 말이긴 합니다. 라인업이 절반도 채 공개되지 않은 시점에서 20~30% 정도 할인된 가격에 풀리는 조기예매 할인권은 '정정당당한' 루트로 구할 수 있는 티켓 중 가장 저렴한 티켓임이 분명합니다. 지난 수년간 저도 이 조기예매권을 질러 정정당당한 관객으로 페스티벌을 즐겼습니다. 가장 권해드리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어찌된게- 매년 페스티벌을 함께 즐기는 지인들을 보니 제값 주고 페스티벌을 즐기는 사람이 극히 적더군요. 각종 뒷루트를 통해서 적어도 조기예매할인권 만큼 저렴하게 티켓을 구하거나, 아예 공짜! 로 페스티벌에 입성하는 사람이 분명히 적지 않았습니다. 이는 초대권이 남발되는 대한민국 공연계의 문제이기도 하고 뭐 그렇지요
그러나, 대한민국의 공연계가 어찌되든 말든 나는 락페 느무 가고싶은데 당췌 지갑은 헐거울 뿐이라 영혼을 팔아서라도 저렴한 티켓을 구하고 싶다. 하시는 분은 최대한 늦은시점까지 티켓 구매를 미뤄두시길 권합니다. 페스티벌이 임박 해 올 수록 저렴한 티켓을 구할 수 있는 경로가 많아지거든요. 하지만 여기서 그 경로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예습은 필수?
역시 맞는 말이긴 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 라는 말이 있듯, 음악도 들어온 만큼 들려오는것이 사실이지요. 무대앞에서 공연을 즐기면서 아는 음악을 듣는것과 그렇지 않은 음악을 듣는 일은 그냥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모르는 음악은 따라부를수도 없지요 (우리나라 관객들, 유난히 따라부르기를 좋아합니다) 박자에 맞춰 뛰어놀기에도 뭔가 애매합니다
하지만 페스티벌은 3일 내내 이어집니다. 수십여 팀의 뮤지션을 만나야 하는 자리에서 그들의 음악을 전부 예습한다는건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게다가 3일 내내 그 수많은 뮤지션을 보고 즐겨야 하는데, 전부 무대 앞 스탠딩 존에서 따라부르며 즐길 생각이라면- 당신은 젊은 피
예습을 할 수 있다면 물론 좋겠지만, 어차피 좋은 음악은 모르고 들어도 좋은 법입니다. 그냥 가세요-
-얘네 보고 얘네 보고 얘네 봐야지
페스티벌에는 수많은 뮤지션이 등장해 여러개의 무대에서 동시에 공연을 펼칩니다. 이 팀을 보고있으면 저 팀은 놓치게 되는 법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타임테이블을 펼쳐놓고 세우는 치밀한 이동계획은 개나주세요. 정말 보지 않고는 미쳐버릴 것 같은, 좋아하는 뮤지션의 무대가 동시에 펼쳐지는것이 아닌바에야 똥줄 태울 필요가 없습니다
게다가 페스티벌은 체력전. 3일 내내 보통은 서서, 하루의 절반을 공연을 보며 시간을 보내려면 체력의 안배가 중요합니다. 더욱이 여름의 페스티벌엔 내리쬐는 땡볕과, 쏟아지는 폭우와, 푹푹찌는 습기가 더위와 함께 동반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체력을 고려치 않고 종일 스테이지들을 오간다면 정작 페스티벌에서 제일 재미난 '밤시간'을 놓치게 될테니 주의하십쇼

이렇게 쉬엄 쉬엄 봐줘야
-앞으로 앞으로
어머나 이분들의 땀샘에서 솟아나는 땀방울까지 두 눈으로 영접해야해. 하는 뮤지션이 아닌바에야,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스탠딩존 맨 앞 펜스에 붙어 공연을 보는 "멍청한 짓"만은 하지 말기를 강력히 권합니다
락페스티벌의 무대는 큽니다. 엄청 큽니다. 졸라 큽니다. 그만큼 사운드시스템도 큽니다. 진짜 큽니다. 그 넓은 행사장을 커버해야 하니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워낙 스피커가 크다보니 스피커가 밝혀주지 못하는 '등잔 밑'도 넓어지기 마련입니다. 페스티벌에서 그 등잔밑은 바로 무대 앞 펜스입니다. 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가 없죠
그런데 사실, 무대 앞 펜스까지 가면 진짜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메인 콘솔을 거쳐 큰 스피커로 나가는 소리 말고, 무대 위의 뮤지션들이 바로 내는 소리 말이죠. 그런데- 못들어요
왜냐하면, '어머나 이분들의 땀샘에서 솟아나는 땀방울까지 두 눈으로 영접해야해' 하는 빠순, 빠돌 형누나동생들이 그곳에 계시기 때문입니다. 공연을 관람하는 이분들의 자세에는 '음악을 듣겠다', '공연을 즐기겠다' 따위는 쏙 빠져있습니다. 그저 그분들을 영접하는데 의미를 두는 분들이지요
때문에 이런분들과 섞여 맨앞에서 공연을 보다 보면, 보컬의 목소리보다 크게 울리는 따라부르는 목소리, 시도때도 없는 비명에 시달리게 됩니다. 그리고 이분들에게는 종일 펜스앞을 지켜 일궈낸 자기 자리에 대한 프라이드가 있기 때문에 조금만 격하게 움직여 부딪히면 본인 자리를 빼앗으려 드는 줄 알고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그럴 의도가 전혀 없었대도, 이거 욜라 짜증납니다
음악을 제대로 듣고싶으신분들은 메인 콘솔이 놓인 천막 근처로 가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그곳보다 더 좋은 포인트는 그 콘솔을 조작하는 엔지니어의 귀 높이와 같은 귀 높이를 확보할 수 있는 고지대입니다. 무대에서는 조금 더 멀어지겠네요
덧. 펜스 앞 형누나동생들의 관람 태도에 문제제기 하는걸로 오해는 말아주세요. 저도 때로는 그분들과 같습니다. 다만 그곳이 그분들의 고유한 영역이니, 들으며 놀며 즐기고자 하는 분은 괜히 그곳까지 흘러들어갔다 낭패보지 마시라는겁니다
-커플 즐
커플 좋습니다. 보기 좋습니다. 부러워도 뭐 제 앞에서 에로영화 찍어주시는데 마다할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커플은 스탠딩존에서는 뒤로가시든가 나가시든가. 스탠딩존의 어디서든 슬램존은 형성될 수 있습니다. 보통은 알짜배기 자리인 가운데 즈음이지요. 사실 그 위치가 공연 보기에도 놀기에도 좋은 자리라 자연히 커플도 많습니다. 그러니 슬램의 현장에서 꼴사나운 일이 펼쳐집니다
사실 슬램을 즐기는 분들의 매너는 진짜 "쩝니다" 누군가 넘어진다거나, 소지품을 떨어뜨린다거나 하면 그 아수라장 속에서도 일사분란하게 질서를 되찾고 피해자(?)를 구해주는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서로 몸을 부딪치지만, 서로를 다치게 할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다는데에 대한 암묵적 합의이죠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는..ㅜㅠ) 당연히 커플도 다치게 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런데 꼭 한명씩 찌질이 병신이 나온단 말이지요. 슬램을 하다 보면 당연히 옆사람과 부대끼게 됩니다. 존에서 튕겨나가 서계신 분들에게 기대게 되는 수도 있구요. 이게 싫은 분들은 존에서 멀찍이 떨어져서 공연을 즐기십니다. 그런데 꼭 슬램존 옆에서 롹큰롤에 어울리지도 않는 살랑살랑 박수를 쳐가며 (사실은 별로 흥미도 없어뵈는) 공연을 보다가, 슬래머들이 본의 아니게 본인의 여자친구와 접촉하게 되면 열을 내는 찌질이 병신이 있습니다. 얘들은 그냥 피하고 볼 일입니다
아 니네 쫌 뒤로가서 보라고

이래뵈도 질서정연한 아수라장. 같이 놀거 아니면 커플은 쫌 나가요
-물과 맥주는 적당히
자연히 땀을 많이 쏟게 되니 물도 많이 마시게 됩니다. 전지구적인 물 부족난을 우려하는 세계시민으로서, 물 대신 맥주를 마셔주는 센스도 발휘하게 되지요. 허나 너무 많이 마시면 곤란합니다. 마려워서 공연을 즐기지 못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정말 보고싶었던 공연을 보면서 '아- 이거 언제끝나나' 하는 자신을 발견하지는 마십쇼

맥주를 자제하지 못하면 가운데 여성처럼 종일 퍼지르고 앉아있어야..
앞으로 며칠간 생각나는대로 더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귀찮아서 여기까지.. ㅎㅎㅎ







아... 블로그인만큼 사진과 함께 올렸으면 완전 와닿을거 같은데 말이지...
좀 귀찮아도 사진과 함께 올려줘~ ㅋ
본부대로 했지요 ㅋㅋ 다 형님 블로그에서 퍼다 썼습니다. 양해 부탁드리빈다
어야~~~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