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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5/01 던킨 사태와 발뺌 할 줄 모르는 블로거 (8)


매스미디어와 일부 포털만을 통해 정보를 접하는 사람들은 대개 모르고 있지만, 많은 블로거들의 관심이 집중된 이슈가 있다. 바로 던킨 도너츠 사태. '던킨도너츠는 만드는 과정이 비 위생적이며, 회사측은 이를 알고도 개선하려 하지 않는다' 라는 내용이 요지인 던킨도너츠에 5년여 근무했다는 사람의 고발과, 이를 뒷받침하는 몇장의 사진이 그 발단이다. 이 글은 미디어 다음의 아고라 에 처음 게시되었으며, 곧바로 여러 블로거의 블로그로 옮겨지거나 링크되었다.

도너츠라는 먹거리가 우리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어떻게 될까. 간편히 식사를 대신하거나 간식삼아 먹을만한, 주로 젊은층이 소비하는 음식. 대표적으로는 던킨도너츠가, 후발주자로는 크리스피크림도너츠 정도가 있겠다. 시장 규모가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젊은이들 사이에는 깊숙히 자리잡은 일상적인 먹거리이다. 최근 크리스피크림 도너츠의 경우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너나 할것 없이 도너츠 상자를 특유의 비닐 봉투에 담아 들고 다니는 모습이 내겐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까지 보일 정도었다.

이래서인지 몰라도, 이용자의 큰 부분이 젊은층인 블로그 공간에서, 이번 던킨 도너츠 사태에 대한 반응은 유난히 뜨겁다. '믿고 먹을거 하나 없다' '이제부터 던킨도너츠는 먹지 않겠다' '크리스피크림은 차라리 만드는 과정이 보이기라도 한다' '이제 삽립, 샤니, 파리바게트, 베스킨라빈스 역시 이용하지 않겠다' 등의 부정적 반응이 크게 일었다. 여기까지는 단지 던킨도너츠와 관련 업체에 대한 배신감이나 불신의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사건은 급기야 일부 블로거들 사이에서 '기업,언론'과 '블로그,블로거' 의 싸움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비알코리아의 '명예회손에 의한 삭제 요청'을 받아들인 서비스형 블로그 업체에 의해, 운영자의 의사와 관계 없이 던킨도너츠 관련 고발과 사진을 담은 포스트가 삭제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러한 현상은 거대 포털이 서비스하는 블로그에서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블로거들의 반응은 더욱 부정적인 방향으로 기울었다. 던킨도너츠의 '던킨도너츠 관련 포스트 모니터링 페이지' 가 공개되면서 이는 더 심화되었고, 사태에 대한 비알코리아의 대처는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이자 '블로그와 블로거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졌다.

지적하고 싶은건, 사태가 여기에 이르기까지, 찾아보기 매우 어려웠던 '반대의견'에 대한 것이다. 처음 고발 게시물이 올라온 지 일주일여가 지난 지금에서야 객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보고자 하는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여전히 대세는 '던킨, 삭제가 능사인줄 아느냐?'는 식의 입장이다. 물론, 어떠한 입장 표명도 없이 '명예회손에 의한 삭체 요청'만으로 대처하고 있는 비알코리아측이 문제가 없는것은 아니다. 하지만 고발 게시물에 대한 네티즌과 블로거들의 반응 역시 문제가 없는것은 아니다.

'던킨도너츠에 5년여 근무했다는' 한 네티즌의 고발에 대한 신빙성에 대한 의심을 제기한 블로거는 많지 않았다. 물론 '고발' 이라는 성격의 특성상 분명한 근거나 출처가 제시되기는 어렵지만, 정확한 절차와 경로를 통해 확인되지 않는 이상 이것들은 어디까지나 진실이 아니라 고발한 사람의 '주장'이다. 동시에 이런 '고발'은 고발 대상의 내부자로부터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그 고발이 순수한 양심으로부터의 것인지, 반대로 앙심에 의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도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이번 고발에 대한 네티즌과 블로거들의 반응은 이러한 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것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네티즌과 블로거들이 고발의 근거에 대한 사실 확인을 직접 해나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런경우 네티즌과 블로거의 올바른 입장은, 고발의 근거에 대한 사실 확인을 요구하는 입장에서 이 사건을 이슈화 시키는 동시에, 사실임이 확인 될 때 까지 최대한 객관적인 입장을 유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절대로, 모든 네티즌과 블로거에게 이런 입장을 취해야 할 의무는 없다. 다만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이러한 입장을 전파하는 위치에 있는 이로서, 모든 근거는 사실로 확인된 바 없는 주장임을 인지하고, 이를 명시 해 두어야 하는 것이다.

이는 바보가 아닌이상, 꼭 마련 해 두어야 할 '발뺌'의 근거가 되기도 해 주는 것이다. 만약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이 고발과 그 근거들이, 앙심을 품은 직원에 의한, 혹은 경쟁 업체의 사주로 인한 사실 무근의 것임이, 다수가 인정할 수 있는 절차와 경로를 통해 밝혀지기라도 해봐라. 이번 사태는 '블로그의 싸움이자 승리'라고 포스팅한 일부 블로거는 '괜히 열낸 꼴'이 되며, 혹 발뺌의 근거를 마련하지 않았다면 '블로그의 싸움과 그 승리는 스스로가 바보임을 명백히 증명하는 꼴' 임이 되는 것이다.

'던킨도너츠에 5년여 근무했다는' 네티즌에 대한 의심도 마찬가지로 많지 않았다. 고개 들기가 부끄러울 만큼 죄송하다? 물론 용기가 필요한 일이지만, 부당한 사실을 묵과 해온 '5년여' 라는 시간은 너무도 길다. 절대로 다닐만한 회사가 되지 못한다면서, 5년이나 다닌 근성에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그 '5년여' 라는 시간을 지내고서야 진실을 밝히는 이유부터 묻고싶다. 글에 직접적으로 명시되어있진 않지만, 이제 그는 던킨도너츠에서의 근무를 그만둔 것 같다. 그만 둔 것인지, 그만 두게 된 것인지, 그만 두게 한 것인지, 네티즌과 블로거들로서는 알길이 없다.

물론 비알코리아측이 보이는 지금의 대처는 스스로 고발이 사실임을 인정하는것과 마찬가지인 행동이다. 고발이 사실이 아니라면, 비알코리아는 도너츠의 생산과정을 공개하고, 몇년전 모 패스트푸드 업체가 벌인 식으로 생산장 공개의 날 이벤트 따위라도 열어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만약 고발이 사실이라면, 당장에 그 고발이 사실임을 인정하고 사과와 반성의 입장을 표명함과 동시에 앞으로를 약속하면 되는것이다. 전자라면 찝찝하기야 하겠지만, 그 찝찝함은 오래가지 않아 사라질 것이다. 후자라면 당장에 엄청난 손해를 감당해야 할 것이다. 던킨도너츠가 아예 망해버릴지도 모른다. 그리고 정말 고발이 사실이라면 망해 마땅하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도너츠는 이미 젊은이들에게 깊숙히 자리잡은 먹거리이며, 결코 사라져버릴 먹거리도 아니다.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약속을 지키는 기업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다시 얻을 수 있을것이다. 그런데 정말이지 지금 이건 좀 아니다..

사실 나는 비알코리아나 던킨도너츠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하지만 비알코리아에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은 선배와 절친한 관계이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이런 내 생각은 그저 안으로 굽은 팔과 같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설날을 자취방에서 홀로 맞이하는 후배에게, 막차가 끊길 게 뻔한 밤늦은 퇴근시간에, 도너츠 한상자를 새해선물로 전해주고 돌아서는 신입사원의 피곤한 뒷모습을 떠올리노라면, 이번 사태가 잘 마무리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앞선다.

음식가지고 장난치면 안된다. 나도 던킨 많이 먹었다. 그래서 더욱 믿고싶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안타까운건 역시나 '발뺌' 할 줄 모르는 블로거들이다. 절대로 발뺌 해서는 안될 일이 있지만, 발뺌할 준비를 해 두어 손해볼 것 없는 일도 있다. 이번 일은 분명 후자이다. 한화 사건이 워낙에 큰건이라 언론이 던킨따위는 주목하지 않는것도 아닐 뿐더러, 손바닥으로 하늘가리기 정도밖에 못하는 비알코리아가, 언론을 장악 했을 리가 당췌 없잖은가...ㅋ

2007/05/01 05:01 2007/05/01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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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harlie 2007/05/01 09: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실 당연한 일이라고 봅니다. 지금까지 여러번 반복되 왔었지만, 별일 없었거든요. 큰 이슈가 있고(그게 진실든 거짓이든) 거기에 열심히 돌을 던지고 편을 갈라 흥분하지만, 결과가 나왔을때 자신의 말때문에 문제가 생긴 블로거를 별로 본적이 없거든요. 이제 조심스레 의혹 이야기가 나오는 듯하고 앞으로 조금씩 늘어갈테지만 말입니다..

    • shiver 2007/05/01 11:08  댓글주소  수정/삭제

      익명성이 전제되는 네트워크 공간이다보니 어딜가나 책임성은 그야말로 책임감 있는 사람들이나 챙기는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 다른곳도 아닌 블로고스피어에서의 일부 블로거들마저 책임에 대해 생각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물론 이번 사태에 대해 블로거에게 책임을 논할 일 까지야 없다고 보지만,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판단이 이토록 섣불리 내려지니.. 스스로의 포스트에 대한 책임감이 있다면 어땠을런지 싶습니다. 역시 섣불리 꺼낼만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만큼 블로거의 범위와 규모가 늘어났다는점을 시사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 5throck 2007/05/02 08:04  댓글주소  수정/삭제

      트랙백이 걸리지가 않네요... 아무튼 블로그스피어상에서의 맹목적 믿음에 대해서는 고민을 해 볼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블로거(Blogger)와 양떼현상(http://mbastory.tistory.com/111)

  2. 커피와 하늘 2007/05/01 10: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로고스피어에서 여러 이슈를 접하면서 느낀 것은....'블로거들은 참 순진하다'는 것입니다. 순진함이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이용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것도 조금은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뜨거운 마음과 차가운 이성이 공존하는 블로고스피어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 shiver 2007/05/01 11: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동의합니다. 순진함은 분명 장점이겠지요. 그 순진함을 다른 말로는 열정이라고 해도 좋을것 같습니다. 그 성격이 어떠하든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고 나선 블로거 모두가 이슈에 대한 관심과 소통하고자 하는 열정을 지닌 사람들이고, 이러한 대화들이 결국 어떠한 방향으로든 사건이 해결되는데 영향을 미칠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의 블로고스피어가 말씀하신 "뜨거운 마음과 차가운 이성이 공존하는 블로고스피어"로 진보해가는 과정을 지나고 있다고 보는건 저 역시 순진한 블로거여서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3. 도아 2007/05/01 10: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역시 비슷합니다. 저 역시 글의 진정성에는 의심을 하고 있고 관련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일단 트랙백 하겠습니다.

    • shiver 2007/05/01 11:26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진도 그렇고 글이 담고있는 내용 역시 의심의 여지가 있는것이 분명한데,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부 네티즌과 블로거들의 반응이 안타까워 이런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엄정한 수사가 하루빨리 이루어져야겠습니다. 정말이지 사건이 이대로 축소되어 덮혀져 버리는 일은 일어나서는 안되겠구요. 이런 부분에서 블로거들의 힘을 기대 해 봅니다

  4. 민상-yourSynchro 2007/05/04 14: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도 요즘 짧은 PC방 이용시간이나마 블로그들을 들락거리면서, 이른바 '던킨 사태' 라 칭해지는 여러 포스트들을 읽어봤는데.
    역시 신방과를 지망하는 너와 네트워크 공학도인 나는 사태를 보는 관점이 좀 다르구나.
    이건 뭐 저번에 싸이월드와 블로그(정확히는 태터툴즈 등의 오픈소스계열 블로그, 라고 봐야겠지만) 얘길 할 때도 그랬지만.
    블로그라는 객체를 '어떠한 매체'로 볼 것인지 고민하는지와, '어떤 시스템'으로 볼 것인지 고민하는지의 차이 때문인 듯 싶네.

    매체로서의 블로그는 최근의 정보공학이 추구하는 거의 모든 장점을 다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 말은 곧 매체로서 추구할 수 있는 효과가 극대화 됐다는 뜻이지.
    그래서 파생되는 수많은 문제 역시 떠안고 가야 한다는 거야, 장점들을 포기하지 않으려면 말이지.

    블로고스피어의 이상향을 꿈꾸는 블로거라면, 이번 사태를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거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사측에서 '법'이라는 수단을 사용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겠지.

    [ 우리들이 바란 것은 단지 사측의 해명 또는 사과였다. 근데 늬들은 왜 조낸 오래되고 조낸 딱딱한 '제재수단'을 통해 감추려고만 드느냐. ]

    뭐 이런식의 얘긴 거 같은데.

    내 생각은 그것과는 조금 다르다.
    그들이 블로그 혹은 그 비슷한 매체를 통해 사건을 해명하고 진상을 밝혀 스스로의 이미지를 쇄신시키라는 요구는.
    지금의 상황에서 너무 과도해.

    블로그는 단지 공론장일뿐이지.
    공론화 된 이야기가 더 많은 신빙성과 다양성을 가질 수는 있겠지만,
    공론화라는 키워드만으로 진실성을 구축할 수는 없는 거니까.

    그렇다면, 진실성을 구축한 공론장은 가능한가? 라는 질문이 나올 것 같은데.
    음.
    이건 나가서 얘기하자.


    5월 19일부터 24일까지 휴가, 19일은 토요일.
    그 날 간다.
    방명록에 적어야 될 걸 여기다 적는군.
    지금 또 조낸 튀기러 가야 된단다.
    립흘도 걍 여기다 남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