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의 아이팟을 통해 보는 좋은 광고와 광고의 나아갈 길


광고가 처음 등장하던 시기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광고는 제품의 판매를 위한 수단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제품 광고는 이전에 비해 그리 효율적인 판매 수단이 되지 못한다.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다양한 제품들만큼 소비자의 선택 폭은 넓어졌고, 제품 광고만으로는 이에 대응하기 어렵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이미지 광고이다.

오늘날의 소비자는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다. 이미지를 구매한다. 제품의 선택에 있어, 제품이 지니고 있는 상징적 의미의 비중이, 때로는 제품의 가격과 품질의 비중 이상을 차지한다. 그리고 오늘에 이를수록 이러한 현상은 더욱 두드러져, 제품과 이미지의 고전적 의미는 이미 역전되었다고 봐도 좋다. 좋은 제품이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이미지가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내는 관계가 된 것이다. 하지만 제품과 광고의 범람과 마찬가지로 이미지 역시 범람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미지 역시 시장의 선택을 받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애플의 아이팟은 좋은 이미지가 만들어 낸 좋은 제품의 훌륭한 예이며, 아이팟의 성공 과정은 앞으로의 광고와 마케팅이 주목해야 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아이팟은 미국 애플사의 mp3 플레이어다. 2001년 10월 세상에 공개 된 이후로 수차례 신제품이 발매되었고 가장 최근에는 플래쉬 메모리 타입의 뉴 아이팟 나노,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타입의 5.5세대 뉴 아이팟이 출시되어 판매 되고 있다. 아이팟은 미국내 mp3 플레이어 시장에서 최고의 점유율 기록하고 있다.

물론, 아이팟의 성공에 아이팟 이라는 훌륭한 제품 자체의 기여를 빼놓을 수는 없다. 미려한 디자인은 애플의 모든 제품이 그러하듯 대단히 매력적이다.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의 편리함은 여타의 플레이어가 따라잡기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짧은 배터리 지속시간, 비싼 가격, 윈도우PC와의 비호환성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 해 볼 때, 음악을 듣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아이팟은 제품의 선택에 있어 디자인과 사용의 편의를, 가격과 사양보다 우선으로 여길 수 있는 소비자들에게 경쟁력을 지니는 제품이다. 하지만 아이팟은 이보다 다양한 소비자들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비결이 무엇일까.

아이팟의 성공 비결은 광고와 마케팅을 통한 이미지의 형성과, 이미지의 자극을 통한 새로운 문화 창출로부터의 피드백에 있다고 본다. 애플은 아이팟 광고를 통해 음악을 듣는 즐거움을 표현했다. 그리고 그 즐거움을 아이팟을 통해 얻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사용된 아이팟의 광고는 몇가지 공통된 형식을 취한다. 아이팟 사용자를 보여주는 광고, 이른바 실루엣 댄서 라고 불리는 시리즈의 광고, 그리고 스타 모델을 이용한 광고가 그것이다.

아이팟의 초기 광고는 컴퓨터의 음악을 아이팟으로 전송해 듣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사용자는 선곡을 통해 자신만의 플레이리스트를 작성할 수 있음을 드러낸다. 다른 아이팟 광고에서는 길거리로 나서는 사용자의 모습을 보여주며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아이팟을 통해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감각적이기로 유명한 시리즈인 실루엣 댄서 시리즈에서는 심플한 배경화면에 검은 실루엣만이 보이는 댄서가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등장하는 모든 댄서들의 검은 실루엣에 대비되는 흰색 아이팟이 강조된다. 아일랜드의 락 밴드 U2가 등장하는 광고는 아이팟의 비디오 기능을 보여준다. U2는 실제로 아이팟의 사용자이며, 세계적인 뮤지션인 U2가 아이팟을 사용한다는 사실 자체로 대단한 홍보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애플은 뉴 아이팟 U2 스페셜 에디션을 발매했다.

초기의 아이팟 광고와, 아이팟 광고의 대명사인 실루엣 댄서 시리즈에서, 광고의 중심에 서는것은 아이팟이 아니라 아이팟의 사용자다. 광고에 등장하는 사용자들은 아이팟을 통해 음악을 즐기며 길거리를 거닐고 춤을 춘다. 이를 통해 전달되는 메시지는 아이팟의 중심은 음악과 사용자라는 점. 이를 통해 애플은 음악을 좋아하는 소비자에게 아이팟으로 음악을 즐기는 사용자의 이미지를 전달한다. 그리고 이러한 점이 애플에게는 의도했건 의도치 않았건 거대한 행운이 된다. 사용자 문화 형성된 것이다.

음악을 즐기는 수단으로서의 아이팟에 대한 이미지는, 많은 음악 팬들을 끌어들였고 그들은 곧 아이팟의 팬이 되었다. 비싼 가격, 짧은 배터리 지속시간, 윈도우와의 호환성(이미 해결되어있지만) 등의 단점들은 그들에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아이팟은 그들에게 훌륭한 mp3 플레이어이자 놀이 도구가 되었다. 아이팟의 바디에 붙일 스티커나 케이스등을 만드는 사용자가 생겨나는 한편, 아이팟을 해킹하여 아이팟에 새로운 기능들을 추가하는 사용자들도 생겼다. 블로그를 통해 소통하면서 자신의 아이팟에 담긴 트랙 리스트를 교환하기도 하는 한편, 마침 손에 쥐고 있던 아이팟으로 강도를 제압했다는 에피소드가 블로그를 통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이팟은 이렇듯,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소통의 매개가 되었다. 그리고 그 정점에 다시 광고가 등장한다. 하지만 기존의 광고와는 커다란 차이점이 있다. 이 광고들은 놀랍게도, 애플이 아닌 소비자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찍은 사진을 실루엣 댄서와 결합시켜 합성한 사진을 놀이 삼아 블로그에 올리는 사용자가 있는가 하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컴퓨터 기술을 활용하여 수개월에 걸쳐 애플의 광고에 버금가는 동영상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도 있다. 이마저도 못하는 경우에는 아이팟을 들고 음악을 들으며 춤을 추는 동영상을 찍어 개재한다. 실루엣 댄서 패러디 인 것이다. 이렇듯 놀이삼마 만들어진 광고들은 더 많은 사람들을 아이팟 사용자의 길로 이끌었고, 이는 다시 아이팟의 소비로 이어졌다. 이렇게 형성된 아이팟의 팬들은 새롭게 출시되는 아이팟의 주 고객이 됨과 동시에, 아이팟 문화를 전파하는 군소 광고주가 되기도 하는것이다. 비록 이는, 애플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발생한 일일지라도, 지금의 아이팟 문화가 갖는 의미는 앞으로의 광고와 마케팅에 있어 중요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광고는 소비자에게 전달되기 위한 수단으로 일방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지금까지의 광고 매체는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만을 가능케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매체는 변화하고 있다. 매체는 소통의 매개로서 쌍방향의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해 주고 있고, 이는 새로운 문화를 형성케 한다. 애플의 아이팟은 이러한 과정에 가장 잘 편승한 제품 중 하나다. 비록 애플이 의도한 바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애플이 만들어낸 제품과 마케팅과 광고가 사용자들을 소통의 매개로 아이팟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한 매력을 지니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는 다가오는 시대의 좋은 광고는 좋은 이미지를 넘어서 소통으로 이루어지는 새로운 문화의 중심으로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광고는 문화의 중심으로 다가갈 수도, 이미지를 제고시킬 수도, 제품을 판매할 수도 없다. 좋은 광고는 소통하는 광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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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 억지 같습니다

2006/10/10 17:34 2006/10/1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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